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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먁 2025. 2. 9. 00:42

망상글입니다. 모두 픽션입니다.
세대교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의하세요.




“너랑 같이 천국 가고 싶다.”

내가 낙관적으로 뱉은 이 한 마디가, 네 양심을 찔러왔나 보다.

“천국? 천국은 나 같은 놈이 가는 곳이 아니야. 가고 싶어도 못 가.“

천국 따위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빛을 쫓고 싶었다.



”제발, 아… 안 돼…“

그런 내가 아직, 우리의 그림자를 받아들이지 못한 탓일까.

그림자를 외면하지 않았다면 너는 그렇게 죽지 않았을까.

”나랑 평생 함께해야지, 나랑… 같이 살아야지…“

빛이 없단 걸 너처럼 받아들일 걸 그랬나.

“하, 씨발… 이제 이 자리는 내 것이군.“

”네. 이제 태온의 보스는 당신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서태주가 정우현을 따라잡을 만큼  재능 있다 할 때 신경 썼어야 했나. 강이현이 강욱보다 더 감정 없는 놈이란 걸 듣고 주의할 걸 그랬나.
...조금은 착하게 살 걸 그랬나.

눈물이 세상을 적신다. 모든 게 흐린 그때, 어디선가 빛이난다. 네가 내 생일선물로 사줬던 카메라다. 네가 피아노 치던 모습, 금연을 약속하던 모습, 생일날 촛불 앞에서 우리가 함께 웃던 모습… 그런 우리의 빛이 가득한 그 카메라다.

세상이 나의 바람을 들어준 걸까. 나는 어느새 20년 전으로 돌아와있었다. 세대교체까지 10년 남은 태온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받은 이 기회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서태주를 없앴다. 그러나 강이현은 멈추지 않았다.

강이현을 죽이자 주요 임원들의 반발이 거셌다.

정우현을 처리하니 다른 조직원들의 불만이 한계선을 넘어갔고

태온을 버리고 너와 도망가자, 네가 견디지 못했다.

모든 끝은 너의 죽음이다.



”왜, 대체 왜… 왜 결국은 네가 죽어야 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언제까지 네 죽음을 눈에 담아야 해…?“

눈에서 피눈물이 흐른다.

”…네가 죽을 수밖에 없다면, 내가 네 곁에 함께할게.“

우리는 살인자다. 씻을 수 없는 과거를 우리의 손으로 만들었다.

”사랑해.“

카메라가 빛난다. 또다시 시간이 되돌아간다.

이번에는 우리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그림자를 벗어나려 노력하지 않을게. 이제 우리의 아늑한 어둠을 받아들일게.

“우리 같이 지옥에나 떨어지자.”

그러니 제발, 이번 끝은 행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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